배에서 내리자 마자

조회 수 56 추천 수 0 2018.09.05 20:45:02

vo6UecI.jpg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해삼 한 도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을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은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55 이 세계의 불행 소리새 2018-09-10 65
54 떠나가는 배 소리새 2018-09-10 57
53 중요한 건요 소리새 2018-09-11 61
52 오늘은 이제 나도 소리새 2018-09-11 57
51 편히 잠들지 못하는 소리새 2018-09-11 61
50 팬지꽃 소리새 2018-09-11 61
49 그대를 위하여 소리새 2018-09-11 61
48 청솔 그늘에 앉아 소리새 2018-09-12 56
47 한가지 소원 소리새 2018-09-12 64
46 꽃이 졌다 소리새 2018-09-12 54
45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소리새 2018-09-12 58
44 지는 세월 아쉬워 소리새 2018-09-12 59
43 가만히 바라보면 소리새 2018-09-12 57
42 문득문득 나를 소리새 2018-09-13 57
41 푸른 달빛 아래 소리새 2018-09-13 61
40 눈이 멀었다 소리새 2018-09-13 59
39 내가 여전히 나로 소리새 2018-09-14 56
38 내가 너를 버린 소리새 2018-09-14 59
37 그리움은 해마다 소리새 2018-09-14 55
36 그 어떤 장면보다 소리새 2018-09-14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