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우화
그 안에 편히
잠들어 있는 강물은
볼래야 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너는 나의 전부인데, 왜 나는
너의 일부분밖에
안 되는지 따지는 사람은
바다를 보되 파도밖에
못 보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강은 따스했습니다.
멀고 험한 길 달려온 뒤
고단한 몸 누일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전부를 내던졌는데
막상 바다에 닿고 보니
극히 일부분밖에
채울 수가 없는 게 아닙니까.
바다로 흘러 들어가던
강은 곧 실망했습니다.
그대를 위하여
푸른 달빛 아래
내가 느끼지 못한 것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사랑이란 생각조차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모든 슬픔을
우리 이런날
오늘 하루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오지 않는 사람
한 순간 가까웁다
이 세계의 불행
항상 당신이 어디에
내 안에 그대 살듯이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그저 세월이라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