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까지 차 오른 가을에게
떠도는 섦은 울음 네게 들키기 싫으니
가을, 어서 문턱 넘어 떠나가라고
더 이상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또 들으려 말라고
가을 속으로 중간의 외도 한번 없이
낙엽에게 그리운 눈짓 한번 안 보내고
손톱 밑까지 시린 날들을 견디다
핏대를 세우고서 항거한다
사람들의 말소리도 멀리하고
한 사람이 흘린 말도 모른다 모른다 하며
세차게 도리질치고 싶은 날들
도처엔 탄력 잃은 것들만 보인다
진원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우수가
촤르르 떨어지고
완강한 거부의 몸짓에도 불구하고
신경 줄로 우울이 흘러든다
내 마음인 줄은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한번 등 돌리면
투명한 공기의
비가 개인 후에 일에
모두 다 별만을
그 어떤 장면보다
꽃그늘에 앉아 너를
까막 눈알 갈아끼우
젖은 새울음소리가
그 사람 앞에는
안부가 그리운 날
하늘을 보니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