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있는 번뇌로

조회 수 64 추천 수 0 2018.09.07 20: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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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번뇌

 

저 종소리 닿는 그 어딘가에

꽃이 피기를

지리산도 미소 하나 그리며

그 종소리에 잠기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 아픔에서

초연하지 말기를,

가지가지 애증에 눈감지 말기를

그런 성불일랑은 하지 말기를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번뇌의 지극함으로

 

세상사에 초연한 듯 눈을 내리감고

지극 정성 종을 치는 모습만큼이나

그 모습 아름다워 발걸음 멈춥니다

 

무엇에 몹시 화가 났는지

살풋 찌푸린 얼굴로

한 손 삐딱하게 옆구리에 올리고

건성으로 종을 울립니다.

 

오늘도 그 시간

선원사 지나다 보니

갓 핀 붓꽃처럼 예쁜 여스님 한 분

큰 스님한테 혼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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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을 적시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한 순간 가까웁다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항상 당신이 어디에

오지 않는 사람

푸른 달빛 아래

한가지 소원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꽃나무 하나

마음속의

꽃불 켜는

그를 부를 때는

우리 이런날

중요한 건요

들고 있는 번뇌로

네가 그리우면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