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있는 번뇌로

조회 수 62 추천 수 0 2018.09.07 20:26:58

3Pto9pd.jpg

 

아름다운 번뇌

 

저 종소리 닿는 그 어딘가에

꽃이 피기를

지리산도 미소 하나 그리며

그 종소리에 잠기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 아픔에서

초연하지 말기를,

가지가지 애증에 눈감지 말기를

그런 성불일랑은 하지 말기를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번뇌의 지극함으로

 

세상사에 초연한 듯 눈을 내리감고

지극 정성 종을 치는 모습만큼이나

그 모습 아름다워 발걸음 멈춥니다

 

무엇에 몹시 화가 났는지

살풋 찌푸린 얼굴로

한 손 삐딱하게 옆구리에 올리고

건성으로 종을 울립니다.

 

오늘도 그 시간

선원사 지나다 보니

갓 핀 붓꽃처럼 예쁜 여스님 한 분

큰 스님한테 혼났는지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75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소리새 2018-09-07 67
74 당신의 웃음을 읽고 소리새 2018-09-07 61
73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소리새 2018-09-07 55
72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소리새 2018-09-07 54
» 들고 있는 번뇌로 소리새 2018-09-07 62
70 우리 서로 물이 되어 소리새 2018-09-07 55
69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소리새 2018-09-07 56
68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소리새 2018-09-08 60
67 내 쓸쓸한 날엔 소리새 2018-09-08 56
66 저 나무들처럼 또 소리새 2018-09-08 56
65 그 모든 슬픔을 소리새 2018-09-08 62
64 한 순간 가까웁다 소리새 2018-09-09 65
63 남에게 주기 전에 소리새 2018-09-09 58
62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소리새 2018-09-09 61
61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소리새 2018-09-09 50
60 까막 눈알 갈아끼우 소리새 2018-09-09 53
59 안부가 그리운 날 소리새 2018-09-10 53
58 내 마음인 줄은 소리새 2018-09-10 54
57 눈멀었던 그 시간 소리새 2018-09-10 60
56 꽃그늘에 앉아 너를 소리새 2018-09-10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