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 물이 되어

조회 수 62 추천 수 0 2018.09.07 22:40:06

KP9Bid7.jpg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 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35 안녕하세요 가입인사 올립니다 임스 2016-09-13 509
134 OS 종류 LynX 2016-09-13 1661
133 lynux 베너 file LynX 2016-09-21 1003
132 지켜주는 여유를 소리새 2018-08-31 101
131 그리움과 아쉬움 소리새 2018-08-31 87
130 잊고 살아왔던 소리새 2018-08-31 84
129 물결위에 무수히 소리새 2018-09-01 76
128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소리새 2018-09-01 87
127 강에 버리고 가자 소리새 2018-09-01 82
126 내 눈빛과 옷깃을 소리새 2018-09-01 100
125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소리새 2018-09-01 96
124 내 머리를 때려 소리새 2018-09-01 92
123 안락함이 아니라 소리새 2018-09-01 94
122 살아가면서 많은 소리새 2018-09-01 98
121 꽃상여를 보는 날 소리새 2018-09-02 96
120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소리새 2018-09-02 68
119 그저 세월이라고만 소리새 2018-09-02 74
118 꽃나무 하나 소리새 2018-09-02 67
117 항상 당신이 어디에 소리새 2018-09-02 73
116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소리새 2018-09-03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