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혹은 슬픔처럼
혹은 아픔처럼
행복은 날마다 몇 번씩 온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행복이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다.
벚꽃이 희게 지던 봄밤
젊음과 꿈밖에는 가진 것이 없다면서
사랑해
그사람이 여윈 손을 내밀었을때
나는 소리 죽여 울고 싶었다.
땡삐떼 그 속을 용케 지나서
계절풍에 날아온 그림엽서 한 장
마구 그립다고 박아 쓴 글씨
옛친구의 목소리가 눈물겹게 행복하다
들떠오른 대낮이 짚재처럼 가라앉고
어두운 골목 질컥이는 길로
헤어졌던 사람들이 모이는 저녁
두근대는 가슴에 손을 얹으면
나는 행복하다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