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조회 수 50 추천 수 0 2018.09.09 13:53:07

AMIOU8x.jpg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 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75 네가 그리우면 소리새 2018-09-05 61
74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소리새 2018-09-03 61
73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소리새 2018-09-03 61
72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소리새 2018-09-03 61
71 마음속의 소리새 2018-09-19 60
70 한 송이 꽃 소리새 2018-09-18 60
69 그를 부를 때는 소리새 2018-09-17 60
68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소리새 2018-09-08 60
67 그대를 잊었겠지요. 소리새 2018-09-07 60
66 다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 소리새 2018-09-05 60
65 내가 너를 버린 소리새 2018-09-14 59
64 눈이 멀었다 소리새 2018-09-13 59
63 지는 세월 아쉬워 소리새 2018-09-12 59
62 눈멀었던 그 시간 소리새 2018-09-10 59
61 여름내 태양의 정열을 소리새 2018-09-07 59
60 저는 당신을 생각할 소리새 2018-09-04 59
59 꽃잎 지던 날 소리새 2018-09-03 59
58 타는 목을 적시고 소리새 2018-09-18 58
57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소리새 2018-09-12 58
56 남에게 주기 전에 소리새 2018-09-09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