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에 전기 들어오다
등불 두고 모여드는 나방이 처럼
어찌된 일인지 자꾸 물어보게 되는
까막 눈알 갈아끼우는 개안이여
논둑 밭둑 가로질러
기둥타고 줄 따라 불씨를 숨기고
처음으로 산골마을 큰 댁에
밤에 낮을 갖어 와서는
한참을 누워서 바라보면은
머릿속이 하야질 때 재워주는
매직 게임을 하고 싶어서
밤이면 큰 댁에 마실가고 싶었지
벽에 뚫린 구멍으로 두 방에
반씩 나눠 뜨는 길쭉 달
하얀 빛이 은총처럼 눈이 부시어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