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가 그리운 날

조회 수 52 추천 수 0 2018.09.10 02:46:01

vJhXcyI.jpg

 

안부가 그리운 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 째

먹가슴을 통째로 쓸어내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몇 마디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느냐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목발을 짚고 서 있던

 

설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담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나를 허물어 너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걸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안에 추절추절 비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들

그 여름의 무심한 강역에

지즐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5 내 마음인 줄은 소리새 2018-09-10 54
14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소리새 2018-09-07 54
13 한번 등 돌리면 소리새 2018-09-05 54
12 투명한 공기의 소리새 2018-09-04 54
11 비가 개인 후에 일에 소리새 2018-09-03 54
10 모두 다 별만을 소리새 2018-09-14 53
9 그 어떤 장면보다 소리새 2018-09-14 53
8 꽃그늘에 앉아 너를 소리새 2018-09-10 53
7 까막 눈알 갈아끼우 소리새 2018-09-09 53
6 젖은 새울음소리가 소리새 2018-09-04 53
5 그 사람 앞에는 소리새 2018-09-04 53
» 안부가 그리운 날 소리새 2018-09-10 52
3 하늘을 보니 소리새 2018-09-06 52
2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소리새 2018-09-04 51
1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소리새 2018-09-0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