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가 그리운 날

조회 수 53 추천 수 0 2018.09.10 02:46:01

vJhXcyI.jpg

 

안부가 그리운 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 째

먹가슴을 통째로 쓸어내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몇 마디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느냐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목발을 짚고 서 있던

 

설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담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나를 허물어 너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걸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안에 추절추절 비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들

그 여름의 무심한 강역에

지즐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5 꽃상여를 보는 날 소리새 2018-09-02 90
14 살아가면서 많은 소리새 2018-09-01 95
13 안락함이 아니라 소리새 2018-09-01 88
12 내 머리를 때려 소리새 2018-09-01 89
11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소리새 2018-09-01 93
10 내 눈빛과 옷깃을 소리새 2018-09-01 93
9 강에 버리고 가자 소리새 2018-09-01 77
8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소리새 2018-09-01 80
7 물결위에 무수히 소리새 2018-09-01 73
6 잊고 살아왔던 소리새 2018-08-31 81
5 그리움과 아쉬움 소리새 2018-08-31 83
4 지켜주는 여유를 소리새 2018-08-31 96
3 lynux 베너 file LynX 2016-09-21 1000
2 OS 종류 LynX 2016-09-13 1657
1 안녕하세요 가입인사 올립니다 임스 2016-09-13 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