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그늘에 앉아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열어버리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맘의 빗장은 애초부터 쓸모가 없음이야
참 인생은
맘의 문부터 활짝 열어놓고.
벌 떼가 날아드는 건
아카시아 꽃 입술마다 농익은
맘의 단물을 머금고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데
얼마나한 서로의 행복이겠는가.
오월 아카시아 가지마다
아카시아 흐드러진
꽃그늘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당신의 웃음을 읽고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들고 있는 번뇌로
우리 서로 물이 되어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내 쓸쓸한 날엔
저 나무들처럼 또
그 모든 슬픔을
한 순간 가까웁다
남에게 주기 전에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까막 눈알 갈아끼우
안부가 그리운 날
내 마음인 줄은
눈멀었던 그 시간
꽃그늘에 앉아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