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사람들
이 세계의 불행을 덮치시는 어머니
만고 만건곤 강물인 어머니
오 하느님을 낳으신 어머니
천지에 가득 달빛 흔들릴 때
황토 벌판 향해 불러본다 어머니
아카시아 꽃잎 같은 어머니
이승의 마지막 깃발인 어머니
종말처럼 개벽처럼 손잡는 어머니
내가 내 자신을 다스릴 수 없을 때
북쪽 창문 열고 불러본다 어머니
동트는 아침마다 불러본다 어머니
새벽에 불러본다 어머니
더운 피 서늘하게 거르시는 어머니
달빛보다 무심한 어머니
내가 내 자신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때
나직히 불러본다 어머니
짓무른 외로움 돌아누우며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저무는 날에
지켜주는 여유를
살아가면서 많은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내 눈빛과 옷깃을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머리를 때려
안락함이 아니라
그리움과 아쉬움
잊고 살아왔던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강에 버리고 가자
물결위에 무수히
그저 세월이라고만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내 안에 그대 살듯이
항상 당신이 어디에
이 세계의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