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제 나도

조회 수 59 추천 수 0 2018.09.11 0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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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이 꽃잎, 우표 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

배달될 수 있을까.

그리운 이여,

봄이 저무는 꽃 그늘 아래서

오늘은 이제 나도 너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

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

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길에서

홀로 서 있던 수국

그러나 시방 수국은 시나브로

지고 있다.

 

나무가

꽃을 틔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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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꽃불 켜는

나중지닌것도

너를 기다리는 동안

타는 목을 적시고

한 송이 꽃

그를 부를 때는

그대 이름 두글자

시들기 직전의

우리 이런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그대가 두 손을 펴면

새로 올 날들의

오지 않는 사람

모두 다 별만을

그 어떤 장면보다

그리움은 해마다

내가 너를 버린

내가 여전히 나로

눈이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