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지꽃
허공에 높이 떠 있습니다.
내려갈 길도, 빠져 나갈 길도
흔적없이 사라진 뒤
소문에 갇힌 섬입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한 주일 만에 나선 오후의 외출에서
꽃상자 속에 담긴 꽃들을 만났습니다
서양에서 들여온 키 작은 꽃들
가혹한 슬픔을 향하여
벌거벗은 울음빛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말 못하는 벙어리
시늉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바람으로 살아라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에게 주기 전에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현실 속에 생활 속에
다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대는 별인가요
그래서 나는
새도 날지 않았고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그대가 두 손을 펴면
시들기 직전의
그대 이름 두글자
그대를 잊었겠지요.
당신의 웃음을 읽고
내 쓸쓸한 날엔
그 모든 슬픔을
내 마음인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