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지꽃

조회 수 61 추천 수 0 2018.09.11 12: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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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꽃

 

허공에 높이 떠 있습니다.

내려갈 길도, 빠져 나갈 길도

흔적없이 사라진 뒤

소문에 갇힌 섬입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한 주일 만에 나선 오후의 외출에서

꽃상자 속에 담긴 꽃들을 만났습니다

 

서양에서 들여온 키 작은 꽃들

가혹한 슬픔을 향하여

 

벌거벗은 울음빛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말 못하는 벙어리

시늉으로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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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의 불행

떠나가는 배

중요한 건요

오늘은 이제 나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팬지꽃

그대를 위하여

청솔 그늘에 앉아

한가지 소원

꽃이 졌다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지는 세월 아쉬워

가만히 바라보면

문득문득 나를

푸른 달빛 아래

눈이 멀었다

내가 여전히 나로

내가 너를 버린

그리움은 해마다

그 어떤 장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