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 그늘에 앉아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는다
보랏빛 노을은 가슴에
안았다고 해도 좋아
혹은 하얀 햇빛 깔린
어느 도서관 뒤뜰이라 해도 좋아
당신의 깨끗한 손을 잡고
아늑한 얘기가 하고 싶어
아니 그냥
당신의 그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마구 눈물을 글썽이고 싶어
아아 밀물처럼
온몸을 스며 흐르는
피곤하고 피곤한 그리움이여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는다.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정직해야 합니다
그대는 별인가요
즐거운 무게
바람으로 살아라
꽃불 켜는
나중지닌것도
그대 이름 두글자
그대가 두 손을 펴면
문득문득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오늘은 이제 나도
떠나가는 배
새도 날지 않았고
추억에 못을 박는다
훈훈한 사랑의 빛을
그대는 아주 늦게
시들기 직전의
내가 여전히 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