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소원

조회 수 65 추천 수 0 2018.09.12 02: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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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소원

 

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

꾹 쥔 십원을 슬쩍 주고는

서울길 밤버스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

 

똥걸레 같은 지성은 썩어 버려도

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

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

용케도 이때껏 살았나 싶다.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

 

야스퍼스는

과학에게 그 자체의 의미를 물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나의 다소 명석한 지성과 깨끗한 영혼이

흙 속에 묻혀 살과 같이

문드러지고 진물이 나 삭여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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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을 적시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한 순간 가까웁다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항상 당신이 어디에

오지 않는 사람

푸른 달빛 아래

한가지 소원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꽃나무 하나

마음속의

꽃불 켜는

그를 부를 때는

우리 이런날

중요한 건요

들고 있는 번뇌로

네가 그리우면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