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소원

조회 수 64 추천 수 0 2018.09.12 02:44:32

lqILr9U.jpg

 

한가지 소원

 

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

꾹 쥔 십원을 슬쩍 주고는

서울길 밤버스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

 

똥걸레 같은 지성은 썩어 버려도

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

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

용케도 이때껏 살았나 싶다.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

 

야스퍼스는

과학에게 그 자체의 의미를 물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나의 다소 명석한 지성과 깨끗한 영혼이

흙 속에 묻혀 살과 같이

문드러지고 진물이 나 삭여진다고?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95 이 세계의 불행 소리새 2018-09-10 65
94 한 순간 가까웁다 소리새 2018-09-09 65
» 한가지 소원 소리새 2018-09-12 64
92 꽃나무 하나 소리새 2018-09-02 64
91 우리 이런날 소리새 2018-09-17 63
90 오늘 하루 소리새 2018-09-06 63
89 너를 기다리는 동안 소리새 2018-09-18 62
88 내가 느끼지 못한 것 소리새 2018-09-16 62
87 그 모든 슬픔을 소리새 2018-09-08 62
86 들고 있는 번뇌로 소리새 2018-09-07 62
85 꽃잎 지던 날 소리새 2018-09-03 62
84 사랑이란 생각조차 소리새 2018-09-03 62
83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소리새 2018-09-03 62
82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소리새 2018-09-02 62
81 마음속의 소리새 2018-09-19 61
80 한 송이 꽃 소리새 2018-09-18 61
79 그를 부를 때는 소리새 2018-09-17 61
78 푸른 달빛 아래 소리새 2018-09-13 61
77 그대를 위하여 소리새 2018-09-11 61
76 팬지꽃 소리새 2018-09-11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