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졌다

조회 수 58 추천 수 0 2018.09.12 03: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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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졌다는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오래도록 앉아서

꽃 진 자리마다

애기들 눈동자를 읽듯

읽어내고 있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그 바람에

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달이 뜨면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고

그대로 써야 할까

 

내 마음속에서

진 꽃자리엔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이 세상에서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야휜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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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의 꽃

견딜수 없는 계절

우리 서로 물이 되어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꽃그늘에 앉아 너를

모두 다 별만을

새로 올 날들의

그대는 아주 늦게

훈훈한 사랑의 빛을

추억에 못을 박는다

청솔 그늘에 앉아

꽃이 졌다

그리움은 해마다

즐거운 무게

기다림 속으로

정직해야 합니다

오늘은 이제 나도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지는 세월 아쉬워

문득문득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