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을 보면
꽃잎으로 빚어 푸른 잎으로
변신하는 그때 쯤이야
떠나는 너의 겨울을 나는 보리라.
찬바람 속에서도 떨지 않던 네가
지는 세월 아쉬워
따뜻한 바람 앞에 흔들리며
아름다움을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림만은 아니리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그리움도
이토록 소중한 것이려니
새것을 거부하는 몸짓 속에서
너의 진실을 본다.
봄이 왔는데
아직도 벗은 몸으로 서서
하얀 눈 가슴에 담았다가
꽃으로 피워내는 목련을 보며
내 가슴에서 살아나는 너의 얼굴을 본다.
겨울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나면
우리의 사랑도 흔적없이 떠나려나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