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멀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
까맣게 몰랐다.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
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럴 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햇빛이 강렬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