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멀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
까맣게 몰랐다.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
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럴 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햇빛이 강렬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저무는 날에
지켜주는 여유를
살아가면서 많은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내 눈빛과 옷깃을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머리를 때려
안락함이 아니라
그리움과 아쉬움
잊고 살아왔던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강에 버리고 가자
물결위에 무수히
그저 세월이라고만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내 안에 그대 살듯이
항상 당신이 어디에
이 세계의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