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멀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
까맣게 몰랐다.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
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럴 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햇빛이 강렬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이 세계의 불행
떠나가는 배
중요한 건요
오늘은 이제 나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팬지꽃
그대를 위하여
청솔 그늘에 앉아
한가지 소원
꽃이 졌다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지는 세월 아쉬워
가만히 바라보면
문득문득 나를
푸른 달빛 아래
내가 여전히 나로
내가 너를 버린
그리움은 해마다
그 어떤 장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