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전히 나로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현실 속에 생활 속에
편지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안에 그대 살듯이
그대는 아주 늦게
비가 개인 후에 일에
꽃잎 지던 날
바람으로 살아라
훈훈한 사랑의 빛을
눈물보다 더 투명한
그 사람 앞에는
저는 당신을 생각할
즐거운 무게
투명한 공기의
젖은 새울음소리가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추억에 못을 박는다
기다림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