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못을 박는다
네가 가고 없을 때
나는 나를 버렸다.
너와 함께 가고
있을 나를 버렸다.
잘 가라, 내 사랑
네가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게지.
나는 너를 보내고 햄버거를 먹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돌아 서서
햄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콜라를 마셨다.
그 침울했던 시간,
그 동안에 나는 못질을 한다.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서둘러
내 가슴에
큰 못 하나를 박았다.
너를 만날 때부터 나는
네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저문 해가 다시 뜨기까지의
푸른 달빛 아래
문득문득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지는 세월 아쉬워
나는 너무 작은 사람
꽃이 졌다
한가지 소원
청솔 그늘에 앉아
그대를 위하여
팬지꽃
편히 잠들지 못하는
오늘은 이제 나도
중요한 건요
떠나가는 배
이 세계의 불행
꽃그늘에 앉아 너를
눈멀었던 그 시간
내 마음인 줄은
안부가 그리운 날
까막 눈알 갈아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