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해마다
봄이라 합니다.
사람들의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파릇해진 강아지 풀섶으로
봄이 왔다 합니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아 봅니다.
다소곳이 고개 숙여
낮아지지 못했던 미련에,
빈 들녘처럼 허한 그리움에,
시들어 다시는
피울 수 없는 사랑에
파르르 몸이 떨려옵니다.
얻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보내는 데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사람의 사랑
그대 얼굴 볼 수 없는 나에겐
아직 봄이 멀리 있나 봅니다.
봄날은 왔건만 내 삶에서
영영 봄을 잃어버렸나 봅니다
그저 세월이라고만
강에 버리고 가자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잊고 살아왔던
그리움과 아쉬움
내 머리를 때려
안락함이 아니라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눈빛과 옷깃을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살아가면서 많은
지켜주는 여유를
저무는 날에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땀으로 땅으로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가만히 서 있는
얼굴 묻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