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면
아는지요, 그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그 어떤 장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듯,
우리의 이별에 장면도
사랑하며 지내왔던
그 어떤 기억들보다
더 내 가슴에
남아 있다는 것을.
차마 그 장면을 지울 수 없어
남몰래 꺼내 보는 내 마음을.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