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비내리고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리하여
마지막 한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힘드실가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후끈하게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바람으로 살아라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에게 주기 전에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현실 속에 생활 속에
다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대는 별인가요
그래서 나는
새도 날지 않았고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그대가 두 손을 펴면
그대 이름 두글자
그대를 잊었겠지요.
당신의 웃음을 읽고
내 쓸쓸한 날엔
그 모든 슬픔을
내 마음인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