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기 직전의

조회 수 65 추천 수 0 2018.09.17 05:50:56

m4rIm3A.jpg

 

찬비내리고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리하여

마지막 한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가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후끈하게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 처음부터 새로 소리새 2018-09-26 1912
134 사랑하는 이여 소리새 2018-09-25 799
133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소리새 2018-09-25 1148
132 서두르지 않는 소리새 2018-09-24 1020
131 내 쓸쓸한 날엔 소리새 2018-09-23 844
130 그대 앞에 서면 소리새 2018-09-23 280
129 그대 영혼의 반을 소리새 2018-09-23 169
128 어두운 물가 소리새 2018-09-22 265
127 얼굴 묻으면 소리새 2018-09-22 275
126 물처럼 투명한 소리새 2018-09-22 356
125 땀으로 땅으로 소리새 2018-09-21 165
124 눈부신 이 세상을 소리새 2018-09-21 164
123 가만히 서 있는 소리새 2018-09-21 272
122 이제 해가 지고 소리새 2018-09-21 536
121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소리새 2018-09-20 348
120 별 기대 없는 만남 소리새 2018-09-20 451
119 저무는 날에 소리새 2018-09-20 132
118 기억하시는가 소리새 2018-09-20 373
117 소리 듣고 소리새 2018-09-19 163
116 빛나는 별이게 소리새 2018-09-19 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