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기 직전의

조회 수 56 추천 수 0 2018.09.17 05: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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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비내리고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리하여

마지막 한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가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후끈하게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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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의 꽃

그대 얼굴 바라보며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우리 서로 물이 되어

그리움은 해마다

편지

그 나비 춤추며

배에서 내리자 마자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아름다운 추억

사랑의 우화

견딜수 없는 계절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내 쓸쓸한 날엔

저 나무들처럼 또

청솔 그늘에 앉아

내가 여전히 나로

시들기 직전의

그대는 아주 늦게

훈훈한 사랑의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