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기 직전의

조회 수 56 추천 수 0 2018.09.17 05:50:56

m4rIm3A.jpg

 

찬비내리고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리하여

마지막 한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가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후끈하게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55 이 세계의 불행 소리새 2018-09-10 65
54 떠나가는 배 소리새 2018-09-10 57
53 중요한 건요 소리새 2018-09-11 61
52 오늘은 이제 나도 소리새 2018-09-11 57
51 편히 잠들지 못하는 소리새 2018-09-11 61
50 팬지꽃 소리새 2018-09-11 61
49 그대를 위하여 소리새 2018-09-11 61
48 청솔 그늘에 앉아 소리새 2018-09-12 56
47 한가지 소원 소리새 2018-09-12 64
46 꽃이 졌다 소리새 2018-09-12 54
45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소리새 2018-09-12 58
44 지는 세월 아쉬워 소리새 2018-09-12 59
43 가만히 바라보면 소리새 2018-09-12 57
42 문득문득 나를 소리새 2018-09-13 57
41 푸른 달빛 아래 소리새 2018-09-13 61
40 눈이 멀었다 소리새 2018-09-13 59
39 내가 여전히 나로 소리새 2018-09-14 56
38 내가 너를 버린 소리새 2018-09-14 59
37 그리움은 해마다 소리새 2018-09-14 55
36 그 어떤 장면보다 소리새 2018-09-14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