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풀잎은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바람으로 살아라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에게 주기 전에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현실 속에 생활 속에
다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대는 별인가요
그래서 나는
새도 날지 않았고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그대가 두 손을 펴면
시들기 직전의
그대 이름 두글자
그대를 잊었겠지요.
당신의 웃음을 읽고
내 쓸쓸한 날엔
그 모든 슬픔을
내 마음인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