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풀잎은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이 세계의 불행
한 순간 가까웁다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우리 이런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오늘 하루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마음속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중요한 건요
그 모든 슬픔을
들고 있는 번뇌로
네가 그리우면
꽃잎 지던 날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한 송이 꽃
그를 부를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