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풀잎은
우리가 ´풀잎´ 하고 그를 부를 때는
네가 그리우면
꽃잎 지던 날
현실 속에 생활 속에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천상에서나 볼까말까할
마음속의
한 송이 꽃
그를 부를 때는
눈멀었던 그 시간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대를 잊었겠지요.
다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
내가 너를 버린
눈이 멀었다
지는 세월 아쉬워
여름내 태양의 정열을
저는 당신을 생각할
타는 목을 적시고
나는 너무 작은 사람
남에게 주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