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돌아간 해 늦가을
흙은 지쳐서 쓰러졌었다.
한 송이 꽃, 한 포기 풀.
곡식 낮알 하나라도
품 속에서 태어난 건
다 아끼고 싶었다.
모양이야 일그러져도
허물을 묻어주고 싶었다.
기름기가 다 마를지라도
더 넉넉하게
젖꼭지를 물려주고 싶었다.
지친 채 누웠어도
가물에 못 견뎌
쭉정이로 돌아온 풀씨가
가슴 아팠다.
항상 당신이 어디에
내가 느끼지 못한 것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타는 목을 적시고
그를 부를 때는
오지 않는 사람
푸른 달빛 아래
한 순간 가까웁다
마음속의
꽃불 켜는
우리 이런날
한가지 소원
들고 있는 번뇌로
네가 그리우면
저는 당신을 생각할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꽃나무 하나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나중지닌것도
너를 기다리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