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35
너를 기다리는 동안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기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