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불 켜는

조회 수 57 추천 수 0 2018.09.19 0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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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숲에서

 

그러므로 그러므로 사는 일이란

목숨길 뜨겁게 데워

어디론가 귀순하는 일이었다고

가슴에 첩첩이 꽃불 켜는 일이었다고.

 

내 젊은 날의 오기들아

아직도 햇푸르기만 한

내 생의 갈참나무 이파리들아

 

가슴근처의 시퍼런 기다림에 걸려

나는 아직 꿈을 놓지 못하고 쓸쓸하여라

 

떡갈나무며, 은행나무며

키작은 배롱나무의 잎잎까지

세상은 사방에서 날라드는 편지들로

저리 부산하다는데

 

밤새도록 여린 생각들을 덜어내었는데도

무심한 풍경들은 왜 그리 가슴을 찔러대는지

실없는 갈바람은 왜 그리 혼을 빼놓는건지

 

쓸쓸하여라

무작정 치달려온 숲그늘에서

가을 가을 가을 잎새들이 종알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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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의 꽃

그대 얼굴 바라보며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우리 서로 물이 되어

그리움은 해마다

편지

그 나비 춤추며

배에서 내리자 마자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아름다운 추억

사랑의 우화

견딜수 없는 계절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내 쓸쓸한 날엔

저 나무들처럼 또

청솔 그늘에 앉아

내가 여전히 나로

시들기 직전의

그대는 아주 늦게

훈훈한 사랑의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