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까지 차 오른
떠도는 섦은 울음
네게 들키기 싫으니
가을, 어서 문턱 넘어 떠나가라고
더 이상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또 들으려 말라고
가을 속으로 중간의 외도 한번 없이
낙엽에게 그리운 눈짓 한번 안 보내고
손톱 밑까지 시린 날들을 견디다
핏대를 세우고서 항거한다
사람들의 말소리도 멀리하고
한 사람이 흘린
말도 모른다 모른다 하며
세차게 도리질치고 싶은 날들
도처엔 탄력 잃은 것들만 보인다
진원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우수가
촤르르 떨어지고
완강한 거부의 몸짓에도 불구하고
신경 줄로 우울이 흘러든다
아름다운 나무의 꽃
그대 얼굴 바라보며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우리 서로 물이 되어
그리움은 해마다
편지
그 나비 춤추며
배에서 내리자 마자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아름다운 추억
사랑의 우화
견딜수 없는 계절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내 쓸쓸한 날엔
저 나무들처럼 또
청솔 그늘에 앉아
내가 여전히 나로
시들기 직전의
그대는 아주 늦게
훈훈한 사랑의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