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날에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분의 품안에
눈 감는 것.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 사철 보고싶던 그 마음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는
촛불같은 것.
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볼 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해도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물결위에 무수히
강에 버리고 가자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잊고 살아왔던
그리움과 아쉬움
안락함이 아니라
내 머리를 때려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눈빛과 옷깃을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살아가면서 많은
지켜주는 여유를
눈부신 이 세상을
소리 듣고
땀으로 땅으로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가만히 서 있는
얼굴 묻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