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쓸쓸한 날엔
비오는 날은
당신께 편지를 씁니다.
외로운 날 끝에 오는
한 통의 편지처럼
당신은 그리운 손님.
언제나 바람하고만 속삭이며
어제처럼 밤이 오고
어제처럼 나 홀로 앉아,
아름다운 하늘이야기도
향기로운 봄꽃이야기도
예쁜 당신의 이야기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하늘 가득 하고 싶던 이야기.
쓸쓸한 날은 편지를 씁니다.
적적한 날 끝에 오는
당신은 반가운 손님.
비오는 날은 편지를 씁니다.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이제 해가 지고
가만히 서 있는
눈부신 이 세상을
땀으로 땅으로
물처럼 투명한
얼굴 묻으면
어두운 물가
그대 영혼의 반을
그대 앞에 서면
서두르지 않는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사랑하는 이여
처음부터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