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맞으며
비로소 어깨위에 쌓인
먼지의 무게가 느껴지고
흔들리는 시간을 실감한다.
잊고 살아왔던 별 하나
몹시 그립다
작은 풀꽃 한 송이도
노래가 되는 벌판에 서면
초록빛 산허리를 돌아가는 안개여
가슴에 맺히는 빗방울이여
갑자기 그립다.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이제 해가 지고
가만히 서 있는
눈부신 이 세상을
땀으로 땅으로
물처럼 투명한
얼굴 묻으면
어두운 물가
그대 영혼의 반을
그대 앞에 서면
내 쓸쓸한 날엔
서두르지 않는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사랑하는 이여
처음부터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