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현실 속에 생활 속에
편지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안에 그대 살듯이
그대는 아주 늦게
비가 개인 후에 일에
꽃잎 지던 날
바람으로 살아라
훈훈한 사랑의 빛을
눈물보다 더 투명한
그 사람 앞에는
저는 당신을 생각할
즐거운 무게
투명한 공기의
젖은 새울음소리가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추억에 못을 박는다
기다림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