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하늘을 보니
젖은 새울음소리가
까막 눈알 갈아끼우
안부가 그리운 날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비가 개인 후에 일에
투명한 공기의
한번 등 돌리면
그 어떤 장면보다
눈물보다 더 투명한
그 사람 앞에는
아름다운 추억
그대 얼굴 바라보며
저 나무들처럼 또
편지
그 나비 춤추며
배에서 내리자 마자
사랑의 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