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마음속의
꽃불 켜는
나중지닌것도
너를 기다리는 동안
타는 목을 적시고
한 송이 꽃
그를 부를 때는
그대 이름 두글자
시들기 직전의
우리 이런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그대가 두 손을 펴면
새로 올 날들의
오지 않는 사람
모두 다 별만을
그 어떤 장면보다
그리움은 해마다
내가 너를 버린
내가 여전히 나로
눈이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