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려 우울한 날
몹시 우울하고
기분이 상하는 모양입니다
빗방울 하나가
가슴을 치고
또 한 빗방울이
영혼을 울리고
계속 쏟아지는 것들이
내 머리를 때려
그냥 그래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복잡한 기분을 달래봅니다
자꾸만 밀려오는 고독을 피하려고
정신없이 바쁜 일거리 속으로
나를 던져 보아도
허사입니다
비가 내려요
온종일 우울 하더라 구요
그 고독이 혹
유전이 아닌가
그래서
내 붉은 피 속에 가득히
채워져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해 보았지요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현실 속에 생활 속에
편지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안에 그대 살듯이
그대는 아주 늦게
비가 개인 후에 일에
꽃잎 지던 날
바람으로 살아라
훈훈한 사랑의 빛을
눈물보다 더 투명한
그 사람 앞에는
저는 당신을 생각할
즐거운 무게
투명한 공기의
젖은 새울음소리가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추억에 못을 박는다
기다림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