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려 우울한 날
몹시 우울하고
기분이 상하는 모양입니다
빗방울 하나가
가슴을 치고
또 한 빗방울이
영혼을 울리고
계속 쏟아지는 것들이
내 머리를 때려
그냥 그래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복잡한 기분을 달래봅니다
자꾸만 밀려오는 고독을 피하려고
정신없이 바쁜 일거리 속으로
나를 던져 보아도
허사입니다
비가 내려요
온종일 우울 하더라 구요
그 고독이 혹
유전이 아닌가
그래서
내 붉은 피 속에 가득히
채워져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해 보았지요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