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려 우울한 날
몹시 우울하고
기분이 상하는 모양입니다
빗방울 하나가
가슴을 치고
또 한 빗방울이
영혼을 울리고
계속 쏟아지는 것들이
내 머리를 때려
그냥 그래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복잡한 기분을 달래봅니다
자꾸만 밀려오는 고독을 피하려고
정신없이 바쁜 일거리 속으로
나를 던져 보아도
허사입니다
비가 내려요
온종일 우울 하더라 구요
그 고독이 혹
유전이 아닌가
그래서
내 붉은 피 속에 가득히
채워져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해 보았지요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저무는 날에
지켜주는 여유를
살아가면서 많은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내 눈빛과 옷깃을
꽃상여를 보는 날
안락함이 아니라
그리움과 아쉬움
잊고 살아왔던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강에 버리고 가자
물결위에 무수히
그저 세월이라고만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내 안에 그대 살듯이
항상 당신이 어디에
이 세계의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