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꽃을 나는 꺾었다
둘레의 꽃들은 생기를 잃은 채 쓰러지고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꽃은
아주 평범한
시든 꽃에 지나지 않았다
한낮이었다, 그 길이 무척 멀게 느껴졌다
나는 서둘러야만 했다
누구의 화원인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 그것은
나를 향해 저의 세계를
열어 보이는 듯했다
밝음의 한가운데로 나는 걸어갔다
그리고 빛에 눈부셔 하며
신비의 꽃을 꺾었다
그 순간 나는 보았다 갑자기
화원 전체가 빛을 잃고
페허로 변하는 것을
세상의 정원으로 나는 걸어들어갔다
정원 한가운데 둥근
화원이 있고 그 중심에는
꽃 하나가 피어 있었다
이 세계의 불행
한 순간 가까웁다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우리 이런날
내가 느끼지 못한 것
오늘 하루
사랑이란 생각조차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마음속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중요한 건요
그 모든 슬픔을
들고 있는 번뇌로
꽃잎 지던 날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한 송이 꽃
그를 부를 때는
푸른 달빛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