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조회 수 67 추천 수 0 2018.09.03 03: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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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건

 

그대가 건네주던 커피한잔에

나의 가을 송두리째 가두었으니

아아, 언제까지나 무채색으로 남을 이 가을

 

바람같은 목소리로 노래 불러주던 사람이여

결코 내 사람일 수 없는 그대와 나...

정녕 어떤 인연으로 세상에 왔을까

 

까닭없이 혼자 울게 되는 것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낙엽보다 쓸쓸하게 떨어지던 눈물

그 눈물에 젖는 건 내가 아니라 그대였다

 

사랑은 허공이며 그 허공에

모든 것을 얹을 수도 있는 것

 

잊는다는 건 세상의 문 하나를 여는 것

끝없는 상실감에 비로소 내가 보이는 것

 

사랑을 한다는 건 세상의 문 하나를 닫는 것

끝도 없이 가을이 길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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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